핵심 답변
혐의를 다투는 것과 피해자와 합의하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특히 현금 수거 역할이라면 합의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조사받는 분들은 대부분 “몰랐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합의하면 범죄를 인정하는 것 같아 망설이기도 합니다. 역할에 따라 합의가 어떤 의미인지 정리했습니다.

역할에 따라 다릅니다
- 계좌로 돈이 오간 경우 — 자기 명의 계좌로 피해금이 들어와 이를 찾거나 송금한 경우입니다. 인식 정도에 따라 무혐의·기소유예부터 벌금·집행유예까지 결과가 나뉘고, 고의가 없었다는 점이 받아들여지면 합의 없이도 혐의를 벗을 수 있습니다.
- 직접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받은 경우 — 피해자에게서 현금을 받아 조직에 전달하는 수거 역할은 범행의 핵심 단계를 맡은 것으로 평가되어 무거운 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미필적 고의
보이스피싱 공범은 범죄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을 때만이 아니라, 당시 정황상 범죄일 수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일을 계속했을 때에도 처벌됩니다. 고액의 일당, 비대면으로만 지시받은 업무, 현금을 직접 받아 여러 번 나눠 송금하라는 지시처럼 이상한 정황이 있었다면 “정말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당시 무엇을 알 수 있었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설명해야 합니다.
다투면서도 합의를 함께 하는 이유
혐의를 부인하면서 합의하면 모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무관하게 내 행동이 없었다면 범행이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합의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수거 역할이라면 무죄를 다투더라도 유죄가 선고될 가능성에 대비해 합의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실형이 선고되면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되는 경우가 많아, 생활을 정리하지 못한 채 구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면
피해자가 여러 명이면 각각과 합의해야 합니다. 합의 금액은 피해자와 조율할 문제이지만, 합의서가 일부라도 빠지면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이미 한 번 속았기 때문에 나중에 돈을 주겠다는 약속만으로 합의서를 써 주는 경우는 드물고, 합의금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합의가 끝내 안 되면 재판 중에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지만, 법원은 판결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게 되어 있어 공탁만으로 합의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익산에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익산 사건은 대개 익산경찰서에서 조사하고, 기소되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재판합니다. 일을 하게 된 경위, 받은 지시와 대화 기록, 보수 내역을 정리해 두세요. 수거 역할 사건의 수사·재판 대응은 보이스피싱 수거책 칼럼, 피해자가 계좌 명의인에게 배상을 받는 방법은 대포통장 명의자 손해배상 칼럼에서 다뤘습니다.